커리어

현장에서 배운 건
매뉴얼에 없었다

인턴 회고 | 2025.09.01
📌 3줄 요약
  1. 1페이스페이 서비스를 널리 도입하기 위해, 152곳을 돌며 직접 영업했다.
  2. 2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더 많았다. 현장 판단이 속도를 결정했다.
  3. 3같은 문제를 사장님 언어와 기술 언어,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어야 했다.

응원만 해선 안 되겠다 싶었다

2025년 4월, 나는 페이스페이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었다.
2주차 어느 날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알바생이 페이스페이 앞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계산대 앞에 손님이 서 있고, 알바생은 단말기를 눌러대고 있었다. 매뉴얼을 펼치고 사장님께 전화했지만, 사장님도 몰랐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토스 앱으로 직접 제보했다.
며칠 후 재방문했더니, 그 알바생이 페이스페이를 익숙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근데 그게 충분했다. 외부에서 응원하는 것과 내부에서 직접 고치는 것 — 나는 후자에 있고 싶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그래서 모집 공고를 봤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
2025년 7월, 나는 토스코어 FacePay Onboarding Assistant로 합류했다.

한 달, 152곳

서울·경기 지역 페이스페이 설치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서 결제가 제대로 되는지 테스트하고, 안 되면 현장에서 해결하는 역할이었다. 동선은 직접 짰다. 선릉에서 강남, 신사까지 — 카페 5곳과 편의점 10곳을 하루에 묶는 식으로.
결과: 152곳. 1개월.

현장이 알려준 것

예상과 달랐다. 결제가 안 되는 이유가 기술 오류만이 아니었다. 사장님들이 '이게 왜 있는 건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바쁜데 나중에 오세요."
"사장님이 안 계세요."
이런 반응 앞에서 기능 설명을 늘어놓는 건 의미 없었다. 방향을 바꿨다.
"이게 되면 계산대 앞 줄이 줄어드세요."
이해관계가 맞닿는 언어. 그게 먼저였다. VAN 대리점과 소통할 때는 반대였다 — 기술 용어 그대로, 상황 명확하게, 빠르게. 오류 번호가 무엇인지, 지금 장사 중인지 방해가 되진 않는지. 같은 문제를 두 가지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했다.

한 달이 끝나고

동일 팀 추천제를 통해 Platform Team Assistant로 재선발됐다. 그것 말고도 남은 게 있었다.
혁신적인 서비스도 '사장님 언어'로 번역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죽는다.
결제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지, 그 1초가 얼마나 무거운지 몸으로 알게 됐다. 이 원칙은 이후 토스페이먼츠 MO Assistant 역할에서 카페먼 캐치를 설계할 때 그대로 적용됐다. 현장 없이 만들었다면, 더 느리게 배웠을 거다.

마치며

현장이 가르쳐주는 것들이 있다.
책에서 배운 "고객 중심"이 아니라, 계산대 앞에서 당황한 알바생의 얼굴이 가르쳐준 것들. 결제 시장처럼 오래된 기술과 신기술이 공존하는 곳일수록, 현장이 먼저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현장을 좋아한다. 한여름에 양산 쓰고 땀 흘리며 돌아다닌 그 여름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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